고향사랑기부제 20만7천원 손익 — 금액별 계산표

“고향사랑기부제, 10만원 넣으면 10만원 그대로 돌려받고 답례품까지 준다며?”
— 맞습니다. 그런데 딱 20만 7천원까지만 그렇습니다. 그 위로는 넣는 순간 손해입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제가 이름만 알고 계산은 안 해본 제도 중 하나였습니다. “10만원 기부하면 전액 돌려받고 3만원어치 특산품까지 온다”는 얘기만 들었거든요. 그런데 지난 8월 10일 행정안전부가 내년부터 고향사랑기부금 세액공제를 지역별로 차등 적용하겠다는 세제개편 내용을 발표했길래, 이참에 조문을 열어 기부액별 손익을 직접 계산해 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제도는 소액에서만 이득이고, 금액을 키우면 정직하게 손해로 넘어갑니다.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과 세액공제를 나타낸 개념 일러스트
고향사랑기부제 — 답례품 30%와 세액공제의 합이 기부액을 넘는 구간은 정해져 있다 (AI 생성 이미지)

📌 고향사랑기부제 뼈대 — 법으로 정해진 네 가지

먼저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에서 확정된 규칙만 추립니다. 여기가 흔들리면 계산이 다 틀어집니다.

항목내용근거
기부 가능 지역내가 사는 지자체를 뺀 다른 지자체법 제4조 제1항
연간 상한개인별 2,000만원법 제8조 제3항
답례품 한도매회 기부액의 30%시행령 제5조 제1항
답례품 금지품목현금, 고가 귀금속·보석, 지역 밖에서 쓰이는 상품권, 선불·전자화폐 등법 제9조 제3항, 시행령 제5조 제2항
고향사랑기부제 기본 규칙 —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몇 가지 함정이 여기 숨어 있습니다. 내가 사는 곳에는 못 냅니다. 경기 북부에 사는 저는 우리 시에 기부하고 답례품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타인 명의나 가명 기부는 금지(법 제5조 제1항)이고, 업무·고용·계약 등 이해관계 있는 지자체에도 기부 금지(제5조 제2항)입니다. 위반하면 기부금은 반환되는데, 이때 답례품 가액은 빼고 돌려줍니다(법 제14조 제2항). 답례품만 챙기고 무르는 건 안 된다는 뜻입니다.


🧮 세액공제 계산식 — 3구간 누진

돈 계산의 핵심은 「조세특례제한법」 제58조 제1항입니다. 구간이 셋으로 쪼개져 있습니다.

  • 10만원 이하: 기부금 × 100/110
  • 10만원 초과 20만원 이하: 10만원 × 100/110 + (기부금 − 10만원) × 40%
  • 20만원 초과 2천만원 이하: 10만원 × 100/110 + 10만원 × 40% + (기부금 − 20만원) × 15%
    ※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자체에 선포일부터 일정 기간 내 기부하면 이 구간이 30%

여기서 “100/110″이라는 이상한 분수가 나옵니다. 10만원 × 100/110 = 90,909원이죠. 조문이 규정하는 건 소득세에서 빼주는 금액이고, 실제 안내되는 “10만원 전액 공제”는 여기에 지방소득세분 10%가 붙어 90,909 + 9,091 = 100,000원이 되는 구조입니다.

이 해석이 맞는지 정부 발표 수치로 검산해 봤습니다. 정책브리핑은 50만원을 기부하면 현재 19만원을 세액공제받는다고 설명합니다. 조문 계산식으로 50만원을 넣으면 90,909 + 40,000 + 45,000 = 175,909원이 나옵니다. 여기에 10%를 더하면 193,500원, 정부 설명의 “19만원”과 맞아떨어집니다. 즉 공식 안내 금액은 지방소득세를 합산한 수치로 보는 게 맞습니다.


💰 기부금액별 손익표 — 20만 7천원이 분기점

이제 세액공제 + 답례품(30%) 합계에서 기부액을 뺀 값을 계산하면 실제 손익이 나옵니다. 지방소득세 포함 기준입니다.

기부액세액공제(지방소득세 포함)답례품(30%)회수 합계손익
10만원100,000원30,000원130,000원+30,000원
15만원122,000원45,000원167,000원+17,000원
20만원144,000원60,000원204,000원+4,000원
20만 7,477원147,243원62,243원209,486원0원 (손익분기)
30만원160,500원90,000원250,500원−49,500원
50만원193,500원150,000원343,500원−156,500원
100만원276,000원300,000원576,000원−424,000원
2,000만원(상한)4,410,000원6,000,000원10,410,000원−9,590,000원
고향사랑기부제 기부금액별 손익 — 조세특례제한법 제58조 계산식으로 직접 산출

한줄평: 이 제도는 ’10만원짜리 제도’입니다. 10만원에서 +3만원으로 시작해 금액이 커질수록 이득이 빠르게 줄고, 20만 7,477원에서 정확히 0이 된 뒤 아래로 내려갑니다. 상한선인 2천만원까지 채우면 959만원을 그냥 기부하는 셈입니다. 물론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때부터는 재테크가 아니라 진짜 기부라는 뜻입니다.

💡 — 손익분기점이 20만원 근처인 이유는 계산식 구조 때문입니다. 20만원 초과분은 공제율이 15%로 뚝 떨어지는데 답례품은 30% 그대로라, 초과분 1만원마다 회수되는 건 4,650원뿐입니다. 즉 초과분은 절반 이상이 순수 지출입니다. 여러 지역에 나눠 내도 이 계산은 연간 합산으로 적용되니, “10만원씩 다섯 군데” 같은 방식으로 구간을 리셋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예외가 하나 있습니다. 특별재난지역에 선포 후 일정 기간 내 기부하면 20만원 초과분 공제율이 15%가 아니라 30%가 됩니다. 이 경우 지방소득세까지 더하면 초과분 회수율이 33%가 되어 손익분기점이 약 21만원까지 올라갑니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재난지역 기부를 고민한다면 알아둘 만합니다.


🗺️ 2027년부터 달라지는 것 — 지역별 차등 공제

행정안전부가 8월 10일 밝힌 세제개편 내용의 핵심은 “어디에 기부하느냐”에 따라 공제율을 다르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어느 지역에 내든 공제율이 같은데, 앞으로는 1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여건이 어려운 지역일수록 높은 공제율을 적용합니다.

구분현행개편(2027.1.1 적용 예정)
지역 구분없음(전국 동일)수도권 / 비수도권 광역시 등 / 기타 비수도권 / 기타 비수도권 우대지역 4유형
차등 적용 범위10만원 초과 금액
정부 제시 예시
(우대지역에 50만원 기부)
세액공제 19만원세액공제 24만원 + 답례품 최대 15만원
고향사랑기부금 세액공제 개편안 — 출처: 행정안전부·정책브리핑(2026.8.10)

정부 예시대로면 우대지역 50만원 기부 시 회수액은 24만원 + 15만원 = 39만원이 되어, 손해가 15만 6,500원에서 11만원 수준으로 줄어듭니다. 여전히 손해이긴 합니다. 다만 손익분기점 자체는 지금보다 위로 올라갑니다.

중요한 단서 하나. 이 개편안은 아직 확정이 아닙니다. 정책브리핑도 “관련 법령 개정과 국회 심의 등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지역 4유형에 어느 시군이 들어가는지, 우대지역 공제율이 정확히 몇 퍼센트인지는 현재 공개된 자료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위 표의 24만원을 역산하면 초과분 30% 수준으로 보이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제 계산이지 발표된 수치가 아닙니다. 확정되면 다시 정리하겠습니다.


🙃 그런데 저는 이 제도로 한 푼도 못 받습니다

여기까지 계산해 놓고 마지막에 찬물을 끼얹은 조문이 있습니다. 조세특례제한법 제58조 제2항입니다.

② 제1항에 따라 세액공제받는 금액은 해당 과세기간의 종합소득산출세액을 한도로 하며 (…)

세액공제는 낼 세금이 있어야 깎아주는 제도입니다. 소득이 없어서 산출세액이 0원이면 공제도 0원입니다. 지금 수입이 0원인 수험생인 저는 10만원을 기부해도 돌려받는 건 3만원어치 답례품뿐이고, 7만원은 그냥 나가는 돈입니다. 표를 다 만들어 놓고 정작 제가 못 쓴다는 걸 마지막에 깨달았습니다. 좀 웃겼습니다.

그래서 이 제도는 소득세를 내고 있는 사람의 제도입니다. 부모님이나 직장인 지인에게 “연말에 10만원짜리 하나 해두면 특산품 하나 공짜”라고 알려주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다만 기부는 본인 명의로만 가능하니(법 제5조 제1항) 대신 내주는 건 안 됩니다. 기부는 그 사람이 하고, 답례품도 그 사람이 받습니다.


✅ 정리 — 추천과 비추천

  • 소득세를 내는 직장인·사업자, 딱 10만원: 순이득 약 3만원. 이 제도의 정답 구간입니다.
  • 연말정산 때 낼 세금이 남아 있는 사람: 산출세액 한도 안에서만 효과가 납니다.
  • 특정 지역을 실제로 응원하고 싶은 사람: 20만원 초과분은 기부로 생각하면 됩니다.
  • 소득이 없는 사람(수험생·전업주부 등): 세액공제 0원. 답례품 30%만 남습니다.
  • “많이 넣을수록 이득”이라고 들은 사람: 20만 7천원 위로는 넣을수록 손해입니다.
  • 내가 사는 지자체에 내려는 사람: 법으로 막혀 있습니다.

수입 0원 상태에서 쓸 수 있는 제도와 못 쓰는 제도를 구분하는 게 요즘 제 취미 아닌 취미가 됐습니다. 비슷한 결로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도 정리해 뒀는데, 그건 소득이 없어도 되는 쪽이라 결론이 정반대였습니다.

발표 원문은 정책브리핑 「내년부터 10만 원 초과 고향사랑기부금에 지방 우대 세액 공제율 적용」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다음 편 예고: 국회 심의를 거쳐 지역 4유형과 우대 공제율이 확정되면, 바뀐 계산식으로 손익분기점을 다시 뽑아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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