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뷰 아니어도 되니까, 짐 풀고 다리 뻗을 데만 있으면 돼.”
— 8월 말 동해로 내려가는 차 안에서 정한 숙소 기준
2026년 8월 26일 수요일, 가족과 강원도 동해로 내려가 뉴동해관광호텔에 짐을 풀었습니다. 바다 바로 앞 리조트가 아니라 동해 시내 한복판에 있는 호텔을 고른 건 계산이 있어서였어요. 추암도 가고 묵호도 가고 삼척까지 내려갔다 올 계획이라, 어느 한쪽 바다에 붙어 있는 것보다 가운데에 거점을 두는 게 낫다고 봤거든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 계산은 맞았고, 예상 못 한 보너스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객실 문을 여니까 거실이 따로 있었어요.
이 글은 그 방을 15시 50분쯤 처음 들어가서 찍은 사진 그대로, 구조·비품·창밖·위치까지 있는 그대로 정리한 기록입니다. 요금은 예약 경로마다 다르고 제가 결제 화면을 다시 확인할 수 없어 금액은 일부러 쓰지 않았습니다. 대신 사진으로 확인되는 것과 지도로 잴 수 있는 것만 씁니다.
15:49 — 문 열고 두 발짝, 방이 아니라 거실이었다

보통 호텔 방에 들어가면 침대가 정면에 딱 보이잖아요. 여기는 침실과 거실이 미닫이문으로 분리돼 있었습니다. 회색 패브릭 3인 소파에 팔걸이 원목 암체어가 하나, 가운데 타원형 낮은 테이블, 구석에 플로어 램프. 가정집 거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배치예요. 바닥은 짙은 우드 톤 강마루고, 창에는 시스루 커튼과 회색 암막 커튼이 이중으로 걸려 있습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여행 다녀본 분들은 아실 겁니다. 가족 여행에서 제일 먼저 무너지는 게 “잠드는 시간”이거든요. 누구는 9시에 눕고 싶고 누구는 12시까지 TV를 보고 싶은데, 방이 하나면 결국 한쪽이 참습니다. 여기선 그냥 문을 닫으면 됐어요. 저녁 먹고 들어와서 불 끄고 누운 사람은 침실에, 안 졸린 사람은 거실 소파에. 이 구조 하나로 저녁 시간의 지분 싸움이 없어졌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객실 안내문 한 장이 놓여 있었고, 소파 옆 벽에 콘센트가 살아 있어서 노트북이나 보조배터리 물리기도 편했습니다. 다만 거실 조명이 플로어 램프 하나라 밤에 여기서 뭘 읽거나 쓰기엔 조금 어둡습니다. 감성은 만점, 실용성은 70점 정도.
★ 한줄평 — 거실: “리조트 스위트급 감흥은 아닌데, 가족 넷이 각자 시간을 갖게 해주는 문 하나의 값어치가 크다.”
침대가 세 개, 인원 배분에서 싸울 일이 없었다

침실에는 더블 침대 1개 + 싱글 침대가 놓여 있습니다. 헤링본 패턴 타일 벽이 헤드보드를 대신하고, 침구는 흰 시트에 회색 러너를 얹은 전형적인 호텔 세팅이에요. 침대 사이 협탁에 유선전화기가 있고 그 위 벽에 콘센트와 USB가 붙은 패널이 있어서, 자기 전에 휴대폰 충전하려고 바닥을 기어다닐 일은 없었습니다. 이거 은근히 숙소 만족도 좌우합니다.
매트리스는 물렁한 쪽이 아니라 살짝 단단한 쪽이었고, 시트는 새것처럼 팽팽하게 잡혀 있었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면 알겠지만 침구 각이 살아 있어요. 이런 건 그 호텔이 방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라 저는 체크인하고 제일 먼저 봅니다.
한 가지 참고. 침대 배치가 침실 안에서 한쪽으로 몰려 있어 침대와 창 사이 통로가 넉넉하진 않습니다. 28인치급 캐리어를 활짝 펼쳐 놓으면 지나다니기가 애매해서, 저희는 캐리어를 창가 커튼 옆에 세워두고 필요할 때만 눕혔어요.
뉴동해관광호텔 객실 비품 — 커피포트·미니 냉장고·화장대까지

뉴동해관광호텔 객실 비품은 딱 필요한 만큼 있었습니다. 사진 왼쪽 선반부터 보면 위칸에 수건이 개켜져 있고, 아래 칸에 머그컵 두 개와 전기 커피포트가 있습니다. 그 아래 하부장 문을 열면 미니 냉장고가 들어가 있어요. 밖에 나가 있는 냉장고가 아니라 장 안에 빌트인처럼 들어간 형태라 방이 덜 어수선해 보입니다.
가운데는 전신 거울, 그 옆이 서랍 두 칸 딸린 화장대와 의자입니다. 화장대 위 콘센트에 드라이어를 물려 쓰기 좋고, 거울이 커서 아침에 나갈 준비할 때 순번이 빨리 돕니다. 여행 사진 찍는 분들은 여기가 짐 정리 겸 촬영 준비대가 됩니다.
없어서 아쉬웠던 건 넓은 작업용 책상입니다. 화장대는 화장대라 폭이 좁아요. 노트북 펴고 뭘 좀 하려면 결국 거실 낮은 테이블로 가게 되는데, 그건 자세가 나옵니다. 워케이션 목적이라면 이 방은 답이 아닙니다.
💡 팁 — 커피포트는 있지만 정수기는 객실에 없습니다. 물은 호텔 건물 안 편의점에서 미리 사 올려두는 게 편합니다(아래 위치 항목 참고). 저희도 올라오는 길에 사서 냉장고에 넣어뒀습니다.
창밖은 바다가 아니다 — 시내 숙소를 고른다는 뜻

솔직하게 씁니다. 이 방 창밖에 바다는 없습니다. 커튼을 걷으면 옆 건물 외벽이 보여요. 동해 시내 한가운데 있는 호텔이니 당연한 결과인데, “동해”라는 이름만 보고 오션뷰를 기대하면 체크인하자마자 김이 샐 수 있습니다. 저는 애초에 거점용으로 잡은 방이라 아무렇지 않았지만, 이건 예약 전에 알고 가야 하는 정보라 굳이 적습니다.
대신 얻는 게 있습니다. 커튼 치면 낮에도 방이 어두워지고, 바다 앞 숙소 특유의 파도 소리·주차 전쟁·모래가 없습니다. 아침에 씻고 나와서 바로 차 타고 출발하는 동선이라면 시내 쪽이 확실히 편해요.

TV는 침실 벽에 걸린 벽걸이형입니다. 요즘 신축 호텔의 55인치급 대화면은 아니고, 크기로 승부하는 물건은 아니에요. 다만 침대에 누워서 보기에 각도가 맞고, 벽에 온도 조절 패널이 따로 붙어 있어 에어컨 온도를 침대에서 손 뻗어 조절할 수 있습니다. 8월 말이라 낮엔 덥고 밤엔 선선했는데, 이 패널로 밤새 온도 바꾸기 편했습니다.
위치 점수: 동해역 0.9km, 추암 7.2km — 이 숙소의 진짜 값어치
제가 이 호텔을 다시 고른다면 이유는 방이 아니라 위치일 겁니다. 주소가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 평릉길 1인데, 이 좌표에서 동해·삼척 주요 스팟까지 직선거리를 재보면 이렇게 나옵니다. (아래 수치는 카카오 지도 좌표 기준 직선거리라, 실제 차량 주행거리는 이보다 깁니다.)
| 목적지 | 직선거리 | 메모 |
|---|---|---|
| 동해역 | 0.9km | 기차로 오는 뚜벅이 여행자에게 결정적 |
| 묵호 어달항 | 4.2km | 묵호항·논골담길과 같은 생활권 |
| 추암 촛대바위 | 7.2km | 일출 보러 새벽에 나가기 부담 없는 거리 |
| 삼척해변 | 8.8km | 삼척해상케이블카·스카이워크 방면 |
| 망상해변 | 11.4km | 오토캠핑리조트 방면 |
| 정동진 | 19.2km | 강릉 남쪽 해안선 코스 |
보시면 아시겠지만 동해역이 걸어갈 만한 거리에 있습니다. 차 없이 KTX·무궁화로 동해까지 온 다음 택시나 버스로 움직일 계획이라면 이 항목 하나로 후보가 좁혀집니다. 저희는 차로 움직였는데, 그래도 매일 아침 나가고 저녁에 들어오는 동선이 짧아서 좋았어요. 추암 다녀오고 묵호 갔다가 삼척까지 내려갔다 와도 전부 20분 안쪽 이동입니다.
반대로 “숙소 자체가 여행지”인 리조트형을 원한다면 여기는 아닙니다. 워터파크나 오션뷰 라운지 같은 걸 기대하고 오면 실망합니다. 이 숙소는 어디까지나 “밖에서 실컷 놀고 들어와 자는 집” 포지션이에요.
호텔 건물 안에서 해결되는 것들
짐 풀고 나서 확인한 건데, 이 건물 주소(평릉길 1)를 공유하는 시설들이 있습니다. 지도상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시설 | 호텔로부터 | 종류 |
|---|---|---|
| 이마트24 뉴동해호텔점 | 약 66m(같은 주소) | 편의점 — 물·간식·아침 대용 |
| 보나베띠 동해점 | 약 21m | 이탈리안 레스토랑 |
| 뉴동해컨벤션 | 약 66m(같은 주소) | 한식뷔페·연회 |
| CU 동해평릉점 | 약 144m | 편의점 |
| 제과·베이커리 2곳 | 약 152~161m | 아침 빵 조달용 |
밤에 물이나 컵라면이 필요할 때 주차장에서 차를 뺄 필요가 없다는 건 생각보다 큽니다. 여행지 숙소에서 밤 10시에 편의점 찾아 5분 운전해 본 사람은 압니다. 특히 아이 데리고 다니는 가족이라면 이 항목이 오션뷰보다 실질적일 수 있어요.
✅ 추천 / ❌ 비추
✅ 이런 분께 추천
- 동해·삼척·강릉을 매일 다르게 찍고 다닐 거점 숙소가 필요한 경우
- 동해역에서 가까운 숙소를 찾는 뚜벅이 여행자
- 가족·일행 3~4인이 취침 시간이 서로 다른 경우 (거실 분리형 구조의 핵심 가치)
- 밤에 편의점·식당을 차 없이 해결하고 싶은 경우
❌ 이런 분께는 비추
- 창문 열면 바다여야 하는 오션뷰 절대주의자
- 숙소 안에서 하루를 보내는 리조트형 휴식이 목적인 경우
- 객실에서 노트북 작업을 오래 해야 하는 경우 (책상이 좁습니다)
한 줄 정리
★ 총평 — “바다를 창문에 걸어두는 대신, 바다 네 곳으로 20분 안에 나갈 수 있는 방. 거실 문 하나가 가족 여행의 저녁을 살린다.”
숙소를 고를 때 저는 요즘 이렇게 생각합니다. 사진 잘 나오는 숙소와 여행이 잘 굴러가는 숙소는 다르다고요. 인스타에 올릴 컷을 원하면 오션뷰 리조트가 맞고, 하루에 세 군데씩 돌아다닐 계획이면 시내 거점이 맞습니다. 이번 동해 여행은 후자였고, 그래서 이 방이 제 역할을 다 했습니다. 사흘 내내 아침에 나가서 저녁에 들어왔는데 이동 스트레스가 거의 없었어요.
💡 예약 전 확인 팁 — 이 호텔은 객실 타입이 여러 가지입니다. 제가 묵은 건 거실이 분리된 구조였지만, 트윈·디럭스 같은 원룸형 객실도 있으니 “거실 분리”를 원한다면 예약 화면에서 객실 평면과 침대 구성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같은 호텔이어도 방 종류에 따라 이 글의 장점이 통째로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이번 동해 여행 다른 글
- 삼척해상스카이워크 반나절 코스 — 해수면 40m 위 100m 데크 (이 숙소에 짐 풀기 직전 일정)
- 묵호 어달항 산책 코스 — 컬러 테트라포드 방파제와 바다 앞 카페 (호텔에서 4.2km)
- 정동진 모래시계공원 반나절 코스 — 시간박물관 입장료 9,000원 (호텔에서 19.2km)
- 동해시 공식 관광 정보: 동해시 문화관광
다음 편에서는 이 거점에서 출발해 다녀온 동해·삼척 구간의 이동 동선을 하나로 묶어 정리해 보겠습니다. 어디를 먼저 찍고 어디를 마지막에 두느냐에 따라 하루가 꽤 달라지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