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로 사면 A/S 못 받으니까 12만 원 더 주고 국내정품 사라.” 샥즈 살 때 제일 많이 듣는 말입니다. 저는 그 12만 원이 정확히 뭘 사는 돈인지 샥즈코리아 A/S 정책 원문을 열어보고 나서 쿠팡 로켓직구 151,200원 쪽을 골랐습니다.
답부터 씁니다. 직구 샥즈 오픈핏2 플러스는 국내 워런티가 없습니다. 대신 국내정품의 무상 A/S도 ‘제품 자체 결함’일 때만이고, 2년이 지나면 정가의 절반을 내고 새 제품으로 바꾸는 구조입니다.
그러니까 12만 원은 2년짜리 결함 보험료예요. 그 보험이 필요한 사람과 아닌 사람이 갈립니다. 저는 아닌 쪽이었고, 그 근거를 아래에 전부 적어뒀습니다.
오픈런 전원 버튼이 주머니 속에서 들어갔습니다
계기는 고장이었습니다. 몇 년 쓴 골전도 오픈런을 끼고 나갔다가 친구들을 만났고, 계속 끼고 있을 수는 없어서 주머니에 꾸겨 넣었습니다. 집에 와서 보니 전원 버튼이 하우징 안으로 꽉 들어가서 눌리지 않았어요.

억지로 빼봤지만 스위치만 찢어졌습니다. 정상 사용은 무리였습니다.
사실 오픈런은 러닝할 때만큼은 아주 만족했습니다. 귀가 열려 있어서 차 소리가 다 들리고, 흔들려도 잡아주고, 음질도 생각보단 나쁘지 않았거든요.
유일한 불편은 딱 하나였습니다. 의자에 기대거나 누워서 들을 때 뒤통수 밴드가 바닥에 닿는 것.

그래서 다음엔 꼭 뒤가 없는 걸 사자고 벼르고 있었습니다. 버튼이 죽은 김에 그 계획을 앞당긴 게 이번 구매예요. 샥즈만 이번이 세 번째인데, 오픈핏 1세대에서 오픈런으로, 다시 오픈핏 2+로 돌아온 셈입니다.
샥즈 오픈핏2 직구와 국내정품, 같은 물건에 값이 셋
쿠팡에서 ‘오픈핏 2+’를 검색하면 같은 모델(T921)이 두 가격으로 뜹니다. 로켓직구와 판매자로켓 국내정품이에요. 결제한 날 화면에 잡힌 값과 샥즈 공식몰 정가를 한 줄에 놓으면 아래 차트가 됩니다.

제 결제액은 삼성카드 무이자 3개월로 151,200원이었습니다. 같은 날 국내정품 표시가와 공식몰 정가는 차트에 그대로 뒀는데, 어느 쪽과 비교해도 차이는 12만 원대예요.
참고로 그 위에 노이즈 리덕션이 붙은 오픈핏 프로도 있습니다. 로드 러닝용으로는 주변 소리를 지우는 기능에 돈을 더 낼 이유가 없어서 처음부터 후보에서 뺐습니다.
하드웨어는 같은 글로벌 모델입니다. 다른 건 유통 경로와, 그 경로에 붙는 보증뿐이에요.
샥즈 A/S 정책 원문에서 확인한 다섯 줄
블로그 글들은 “직구는 AS 안 됨”에서 끝나는데, 저는 요즘 법 공부하는 수험생이라 그런지 근거 없는 한 줄을 못 믿는 병이 있어서 샥즈코리아 A/S 페이지와 워런티 정책 공지를 직접 읽었습니다. 독자가 결정에 쓸 문장만 추리면 이렇습니다.
| 항목 | 정책 원문 요지 | 직구 구매자에게 뜻하는 것 |
|---|---|---|
| 보증 대상 | 국내 공식 수입사에서 수입된 제품만 워런티 가능 | 로켓직구는 해당 없음 |
| 제외 경로 | 해외 직구·배송 대행·병행 수입은 워런티 불가 | 고장 나면 내 돈 |
| 정품등록 | 구입 후 15일 이내 등록, 미등록 시 워런티 거절 가능 | 직구는 등록 자체가 안 됨 |
| 보증 내용 | 제품 자체 결함에 한해 2년, 동일 모델 새 상품으로 교체 | 정품도 낙하·침수는 무상 아님 |
| 2년 이후 | 구매 후 2년 경과 제품은 소비자가 50%에 새 제품 교환 | 정품도 3년째부턴 돈을 냄 |
| 케이블 | 증정품·충전 케이블은 보증 제외 | 양쪽 다 케이블은 별도 구매 |
제가 처음에 틀리게 알았던 건 ‘정품 = 2년간 뭐든 무상’이었습니다. 아니었습니다. 보증은 제품 자체 결함일 때만이고, 사용자 귀책 파손·분실은 정품이어도 보증 밖이라고 정책에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정책에는 한 줄이 더 있습니다. 해외 공식 판매처·면세점·리퍼 제품은 정품등록은 안 되지만 고객센터 메일로 영수증과 시리얼을 보내면 워런티를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이에요.
쿠팡 로켓직구가 이 ‘해외 공식 판매처’에 들어가는지는 정책에 쓰여 있지 않습니다. 저는 안 되는 쪽으로 보고 샀고, 그래서 값이 그만큼 싸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 정품을 살 거라면 이것만은
구입 후 15일 안에 정품등록을 안 하면 워런티가 거절될 수 있다고 정책에 명시돼 있습니다. 시리얼은 박스 안 명함 크기 워런티 카드에 있고 12~14자리입니다. 국내판을 사고 등록을 안 하면 직구와 같은 처지가 되니, 12만 원을 더 냈다면 등록부터 하세요.
로켓직구 통관, 결제에서 도착까지 3일
직구가 처음인 사람이 걱정하는 건 세금과 기간일 텐데, 이번 건은 둘 다 싱거웠습니다. 일요일 오전에 결제했고 수요일 오후에 상자를 열었습니다.
| 날짜 | 알림 | 비고 |
|---|---|---|
| 9월 6일 일 오전 | 쿠팡 151,200원 결제 | 삼성카드 무이자 3개월 |
| 9월 7일 월 오후 | 로켓직구 배송 시작, 9일 도착 예정 | 쿠팡 앱 알림 |
| 9월 8일 화 저녁 | 관세청 해외직구 수입신고 내역 안내 | 토스 앱으로 수신, 납부 안내 없음 |
| 9월 9일 수 오후 | 도착, 개봉 | 예정일 그대로 |
세금이 안 붙은 근거는 관세법 시행규칙 제45조 제2항 제1호입니다. 물품가격이 미화 150달러 이하인 자가사용 물품은 관세가 면제된다고 돼 있습니다(국가법령정보에서 2026-07-31 시행본 확인).
15만 원대 이어폰 한 개는 이 안에 들어옵니다. 관세청에서 온 건 신고 내역을 알려주는 안내였고, 뭘 내라는 문자는 없었습니다.
주의할 점은 하나입니다. 같은 조문에 ‘반복 또는 분할하여 수입되는 물품’은 제외한다는 단서가 있어서, 두 개를 따로 주문해 면세를 두 번 받는 식은 안 됩니다. 저처럼 하나만 사는 경우엔 상관없습니다.
개봉, 상자 글씨만 중국어고 나머지는 같습니다

상자를 받고 처음 한 반응은 “아, 진짜 직구구나”였습니다. 겉면에 開放式耳機, 그러니까 ‘개방식 이어폰’이라고 한자로 적혀 있어요. 국내판 상자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여기서 한 번 멈칫할 겁니다.

뚜껑을 열면 케이스가 트레이에 앉아 있고, 그 아래 종이에 앱 다운로드 QR이 있습니다. QR 안내문도 중국어였지만 QR을 찍으면 평소 쓰던 Shokz 앱 그대로 연결됐습니다. 앱은 한국어로 뜹니다.

구성품은 이어폰, 충전 케이스, C-C 충전 케이블, 설명서입니다. 샥즈코리아 제품 페이지의 국내판 구성과 항목이 같습니다. 케이스는 무선 충전이 되고, 케이블 충전은 C타입이라 예전 오픈런의 마그네틱 전용 케이블 같은 걸 따로 챙길 필요가 없어졌어요.
| 항목 | 공식 스펙 |
|---|---|
| 이어버드 무게 | 9.4g ± 0.2g (케이스 56g) |
| 재생 시간 | 이어버드 11시간, 케이스 포함 48시간 |
| 급속 충전 | 10분 충전에 약 2시간 재생 |
| 방수방진 | 이어버드 IP55, 케이스는 방수 불가 |
| 블루투스 | 5.4, 멀티포인트 페어링 |
| 코덱 | AAC, SBC |
| 음향 | DualBoost, DirectPitch 2.0, Dolby Audio |
| 국내 정가 | 289,000원 (KC 인증 R-C-GGZ-T921) |
앱과 첫 착용, 놀란 건 주변 소리였습니다

앱에서는 돌비 오디오 스위치, EQ 네 가지와 개인화 EQ, 멀티포인트, 통화 마이크 노이즈캔슬링을 만질 수 있습니다. 케이스와 이어버드를 매주 청소하라는 안내가 맨 위에 떠 있는 게 오픈이어답다고 생각했어요. 귀 밖에 걸치는 물건이라 땀이 그대로 닿습니다.
소리는 1세대보다 좋아졌습니다. 저음이 빵빵한 종류는 아니고, 귀에 직접 꽂지 않고 걸치는 물건치고는 훌륭하다는 쪽이에요. 골전도 오픈런보다는 당연히 위입니다.
참고로 저는 귓속에 꽂는 타입을 귀 문제로 못 쓰는 사람입니다. 버즈나 에어팟과의 음질 비교는 애초에 제 선택지가 아니었어요.
예상과 달랐던 건 주변 소리입니다. 귀를 막지 않는 구조인데도 생각보다 바깥 소리가 덜 들어와서 놀랐어요. 집에서 들을 땐 장점인데, 길에서 뛸 땐 오픈런만큼 차 소리가 열려 있진 않다는 뜻이라 이건 장단이 같이 있습니다.
앉거나 누웠을 때 뒤에 걸리는 건 이제 없습니다. 좌우 분리형이라 뒤가 아예 없으니까요.
직구가 맞는 사람, 아닌 사람
✅ 직구가 맞는 사람
- 이전 샥즈를 몇 년 쓰면서 A/S를 한 번도 안 써본 사람. 저는 오픈런을 주머니에서 죽였지, 결함으로 죽인 적은 없습니다.
- 12만 원이면 고장 났을 때 하나 더 살 값의 80%라는 계산이 납득되는 사람.
- 영수증과 시리얼을 보관해두고, 안 되더라도 감수하겠다는 사람.
❌ 국내정품이 맞는 사람
- 한쪽만 안 들리는 식의 결함을 겪어본 적이 있어서 2년 교환 보증이 마음의 값인 사람.
- 7일 이내 미개봉 반품 같은 국내 판매 조건을 쓸 가능성이 있는 사람. 직구는 반품이 번거롭습니다.
- 착용감이 맞을지 확신이 없는 사람. 귀걸이형이 처음이면 국내판으로 먼저 끼워보는 게 안전합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러너라면 인천마라톤 접수 후기에 적어둔 훈련 일정과 같이 보시면 됩니다. 이 이어폰은 그 대회 준비용으로 샀습니다. 개봉기 형식은 아콘 키보드 개봉기 때와 같습니다.
💡 내 관점
이 글의 판단은 ‘직구가 싸다’가 아니라 ‘보증을 안 살 사람만 직구‘입니다. 저는 안 사는 쪽이지만, 만약 이게 첫 샥즈였다면 국내판을 골랐을 거예요. 착용감이 맞을지를 12만 원 주고 확인한 다음, 두 번째부터 직구로 가는 순서가 제일 손해가 적습니다.
정책 원문은 샥즈코리아 A/S 안내에서, 면세 조문은 국가법령정보 관세법 시행규칙 제45조에서 직접 읽을 수 있습니다. 오늘 살 거라면 결제 전에 두 페이지를 한 번씩만 열어보세요. 한 달쯤 뛰고 나서 땀과 배터리가 어땠는지는 따로 적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