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금지 국가 무단 방문, 8월 28일부터 징역 3년 — 10개국 12개 지역 전체 목록

“허가 없이 가면 1년 이하의 징역.” —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에 지금도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장, 8월 28일부터 틀린 문장이 됩니다.

여행금지 국가를 허가 없이 방문했을 때의 처벌이 이번 달 말부터 세 배로 무거워집니다. 1년 이하 징역·1천만원 이하 벌금이던 것이 3년 이하 징역·3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올라갑니다. 여권법 일부개정법률(법률 제21383호)이 2026년 2월 27일 공포됐고, 시행일이 2026년 8월 28일이거든요. 저는 해외라고 해봐야 후쿠오카·오사카 정도만 다녀온 사람이라 처음엔 “나랑 상관없는 법이네” 하고 넘길 뻔했는데, 실제로 지정 목록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이름이 익숙한 나라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개정 조문 원문을, 외교부 보도자료에서 현재 지정 현황을 직접 대조해서 정리했습니다.

여행금지 국가가 표시된 세계지도와 여권 일러스트
여행금지 국가·지역은 10개국 12개 지역입니다 (AI 생성 이미지)

🚨 8월 28일부터 여행금지 국가 무단 방문 = 징역 3년

개정 내용 자체는 딱 한 줄짜리입니다. 벌칙 조문에서 여행금지 위반 항목이 통째로 자리를 옮겼어요. 지금까지 이 위반은 여권법 제26조 제3호에 들어 있었습니다. 제26조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칸이에요. 개정법은 이 제3호를 삭제하고, 같은 내용을 제24조 제2호로 신설해 넣었습니다. 제24조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칸입니다. 조문 번호 하나 바뀐 것처럼 보이지만, 형량 상한이 정확히 3배가 된 겁니다.

구분현행 (~2026.8.27)개정 (2026.8.28~)
근거 조문제26조 제3호제24조 제2호 (제26조 제3호 삭제)
징역1년 이하3년 이하
벌금1천만원 이하3천만원 이하
같은 칸에 있는 죄타인 명의 여권 양수·대여, 채무담보 제공여권 부정발급·부정발급 알선
여권법 일부개정법률(법률 제21383호, 2026.2.27 공포 / 2026.8.28 시행) 조문 대조

눈여겨볼 건 어느 칸으로 옮겨졌느냐입니다. 개정 후 제24조에는 제1호(여권 서류에 거짓을 적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여권을 발급받은 사람, 그리고 그걸 알선한 사람)와 나란히 놓입니다. 즉 입법자가 여행금지국 무단 방문을 여권 위·변조성 부정발급과 같은 급으로 본 거예요. 참고로 중간 칸인 제25조(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는 타인 명의 여권 부정사용, 여권 양도·대여·알선이 들어 있습니다. 여권법 벌칙은 이렇게 3년 / 2년 / 1년 세 층으로 정리돼 있고, 이번에 층 하나가 옮겨간 것입니다.

재미있는 건 정부 안내문이 아직 옛 조문 그대로라는 점입니다. 외교부가 2026년 7월 9일 낸 보도자료에도 “이를 위반하는 경우 여권법 제26조에 따른 형사 처벌과 같은 법 제12조 등에 따른 여권행정제재가 부과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적혀 있고, 해외안전여행(0404) 안내도 1년 이하 징역 기준으로 설명돼 있습니다. 8월 28일이 지나면 이 안내문들의 조문 번호와 형량은 순차적으로 손봐야 하는 상태가 됩니다. 검색해서 나오는 블로그 글들은 당분간 옛 기준으로 남아 있을 테니, 날짜부터 확인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 여행금지 국가 10개국·12개 지역 전체 목록 (2027년 1월 31일까지)

외교부는 2026년 7월 9일 제55차 여권정책협의회(여권사용정책분과협의회) 심의·의결을 거쳐 10개 국가와 12개 지역의 여행금지 지정 기간을 2027년 1월 31일까지 연장했습니다. 아래가 보도자료에 적힌 그대로의 목록입니다.

구분대상
국가 전역 (10개국)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예멘, 리비아, 우크라이나, 수단, 아이티, 말리, 이란
지역 ①필리핀 일부(잠보앙가 반도, 술루·바실란·타위타위 군도)
지역 ②러시아 일부(쿠르스크주 전체 및 로스토프·벨고로드·보로네시·브랸스크 지역 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30km 구간)
지역 ③벨라루스 일부(브레스트·고멜 지역 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30km 구간)
지역 ④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접경(양측 각 5km 구간, 아르츠바셴 및 나흐치반 아르메니아 접경 지역 제외)
지역 ⑤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지역 ⑥미얀마 일부(샨주 북부·동부, 까야주, 라카인주, 미야와디 지역)
지역 ⑦라오스 골든트라이앵글 경제특구
지역 ⑧이스라엘-레바논 접경(이스라엘측 4km, 레바논측 5km 구간)
지역 ⑨레바논 일부(남부주, 나바티예주, 다히예 일부, 바알벡-헤르멜주, 베카주 서베카구 및 라샤야구)
지역 ⑩콩고민주공화국 일부(북키부주, 남키부주, 이투리주)
지역 ⑪니제르(수도 니아메 제외)
지역 ⑫시리아 일부(골란고원 일부-레바논 접경 및 UNDOF 분리선 4km 이내-제외)
출처: 외교부 보도자료 「2026년도 상반기 여행경보 정기 조정」(2026.7.9)

목록을 보면 “나라 전체”와 “지역 일부”가 완전히 다르게 취급된다는 게 보입니다. 라오스는 전역이 아니라 골든트라이앵글 경제특구만, 니제르는 반대로 수도 니아메만 빼고 전부 금지입니다. 미얀마도 나라 전체가 아니라 샨주 북부·동부, 까야주, 라카인주, 미야와디처럼 구역이 특정돼 있어요. 그러니까 “이 나라는 금지 아니래”가 아니라 내가 가는 그 도시·그 구간이 금지인지를 봐야 합니다.

이번 조정에서 풀린 곳도 있습니다. 캄보디아는 지난해 10월 캄폿주 보코산 지역·바벳시·포이펫시에 걸었던 4단계(여행금지)를 3단계(출국권고)로 낮췄습니다. 외교부는 그 근거로 “올해 상반기 현지 스캠범죄에 연루된 우리 국민의 감금 등 피해 신고 접수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를 들었습니다. 베네수엘라도 술리아·타치라·아푸레·수크레주의 4단계를 3단계로 내려 전역 3단계가 됐고요. 다만 캄보디아는 캄-태국 국경 50km 이내와 시하누크빌시가 여전히 3단계라, 풀렸다고 마음 놓을 동네는 아닙니다.

여행금지 국가행 게이트가 막혀 있는 공항 일러스트
4단계(여행금지)는 권고가 아니라 형사처벌이 붙는 유일한 단계입니다 (AI 생성 이미지)

🛂 그래도 가야 한다면 — 예외적 여권사용 허가 6가지

여권법 제17조 제1항은 외교부장관이 국외 위난상황 때 특정 국가·지역의 여권 사용을 제한하거나 방문·체류를 금지할 수 있게 하고, 단서에서 예외 허가를 열어 뒀습니다. 그 예외의 구체적 목록이 여권법 시행령 제29조 제1항입니다. 여섯 가지예요.

  1. 영주 목적 — 조치 당시 그 국가·지역의 영주권 또는 이에 준하는 권리를 취득한 사람이 그곳을 생활근거지로 계속 영주하려는 것이 명백한 경우
  2. 공공이익을 위한 취재·보도
  3. 긴급한 인도적 사유 — 국외 체류 중인 가족 등의 사망이나 이에 준하는 중대한 질병·사고로 긴급 출국이 필요한 경우
  4. 공무 — 외교·안보임무나 재외국민보호 등을 수행하는 국가기관 또는 국제기구의 공무 활동
  5. 소관 중앙행정기관장의 추천(임무의 목적과 내용을 특정한 추천)을 받아 국가 이익이나 기업 활동 관련 임무를 수행하는 경우
  6. 그 밖에 위 다섯 가지에 준하는 경우로서 외교부장관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이 중 2호(취재·보도)와 5호(기관장 추천)로 신청하는 사람은 소속 기관·단체·업체의 장으로부터 받은 확인서를 외교부장관에게 제출해야 합니다(시행령 제29조 제2항). 목록에 없는 이유, 예컨대 “봉사활동”, “개인 다큐 촬영”, “친구를 만나러” 같은 건 원칙적으로 6호의 재량 판단 영역으로 넘어갑니다. 허가 없이 가면 그게 그대로 형사처벌 대상이고요.

💡 — 우크라이나는 예외적 여권사용 허가 신청을 일반 경로로 접수하지 않고 있습니다.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안내는 담당부서 이메일(boho@mofa.go.kr)로 사전 문의하도록 하고 있어요. 그 외 지역도 판단이 애매하면 영사안전콜센터 02-3210-0404(해외에서는 +82-2-3210-0404, 24시간)가 가장 빠릅니다. 여행사·현지 지인 말이 아니라 여기서 확인해야 합니다.

참고로 “국외 위난상황”도 시행령 제28조에 여섯 가지로 열거돼 있습니다. ①대규모 태풍·해일·지진 등 천재지변 ②전쟁이 일어났거나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긴박한 상황 ③내란·폭동으로 치안 유지기능이 극도로 마비된 상황 ④대규모 테러 발생 또는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은 긴박한 상황 ⑤대규모 폭발·화생방·환경오염 사고 등 재난 ⑥대규모 감염병 발생으로 보건·의료기능이 마비된 상황. 코로나 시기에 특정 국가 입국이 막혔던 기억이 있는 분들은 ⑥번이 익숙하실 겁니다.


📕 처벌로 끝이 아닙니다 — 여권 자체를 못 받습니다

여기가 제일 안 알려진 부분입니다. 여권법 제12조 제1항 제2호는 “제24조부터 제26조까지의 죄를 범하여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되지 아니한 사람”에게 여권 발급·재발급을 거부할 수 있게 합니다. 여행금지 위반은 개정 전에는 제26조, 개정 후에는 제24조 — 어느 쪽이든 이 범위 안이라 결론은 같습니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사람도 제2호의2로 같이 묶여 있고요.

형을 다 살고 나와도 바로 끝이 아닙니다. 제12조의2 제1항은 그 사실이 있는 날부터 실형이면 2년, 집행유예 기간이 지난 경우면 1년 동안 여권 발급·재발급을 제한할 수 있게 합니다. 게다가 제3항은 위법행위의 내용·횟수, 국위 손상 정도를 고려해 그 기간의 2분의 1 범위에서 가중할 수 있게 하고, 가중해도 3년은 넘지 못하게 못 박아 뒀습니다. 이미 발급받은 여권도 제19조에 따라 반납 명령 대상이 되고, 반납 기간 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안 내면 제13조에 따라 여권 효력 자체가 상실됩니다.

단계내용근거
1. 형사처벌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8/28~)제24조 제2호
2. 여권 발급 거부실형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될 때까지제12조 제1항 제2호
3. 여권 발급 제한실형 2년 / 집행유예 경과 1년 (가중 시 최대 3년)제12조의2 제1·3항
4. 여권 반납반납명령 → 불응 시 여권 효력 상실제19조, 제13조 제1항 제8호
여행금지 국가 무단 방문 시 따라오는 4단계 불이익

📊 여행경보 1~4단계, 여행금지 국가만 처벌 대상입니다

헷갈리기 쉬운 게 여행경보 단계입니다. 1~3단계와 특별여행주의보는 권고고, 형사처벌이 붙는 건 4단계(여행금지) 하나뿐입니다. 외교부 보도자료에 실린 단계별 행동요령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단계행동요령처벌
1단계 여행유의신변안전 위험 요인 숙지·대비없음
2단계 여행자제(여행예정자) 불필요한 여행 자제 / (체류자) 신변안전 특별유의없음
특별여행주의보(여행예정자) 긴요한 용무가 아닌 한 여행 취소·연기 / (체류자) 신변안전 특별유의없음
3단계 출국권고(여행예정자) 여행 취소·연기 / (체류자) 긴요한 용무가 아닌 한 출국없음
4단계 여행금지(여행예정자) 여행금지 준수 / (체류자) 즉시 대피·철수징역 3년 이하 (8/28~)
여행경보 단계별 행동요령 — 외교부 보도자료(2026.7.9) 원문 기준

여행금지 지정은 관보 게재로 고시됩니다(시행령 제30조). 그래서 “몰랐다”가 잘 안 통합니다. 조문도 “고시된 사정을 알면서도”라고 돼 있어서, 항공권 예약할 때 경유지·최종 목적지가 목록에 있는지 확인하는 게 사실상 본인 몫이에요. 저처럼 일본·동남아 위주로 다니는 사람은 평생 마주칠 일이 없을 수도 있지만, 인접국 국경 30km 구간처럼 지도로만 구분되는 금지 구역은 육로 이동 중에 모르고 넘어갈 소지가 있습니다.


✅ 정리 — 여행금지 국가 체크리스트

  • 8월 28일 이후 출국이라면 개정법(3년/3천만원) 적용 구간입니다.
  • ✅ 목록은 나라 단위가 아니라 구역 단위로 확인하세요(니제르는 수도만 제외, 라오스는 골든트라이앵글만 금지).
  • ✅ 현재 지정 기간은 2027년 1월 31일까지이고, 통상 반기마다 정기 조정이 있습니다.
  • ✅ 예외 허가가 필요하면 출발 전에 영사안전콜센터(02-3210-0404)로 먼저 확인.
  • ❌ 블로그·유튜브의 “1년 이하 징역” 설명은 8/28부터 옛 기준입니다.
  • ❌ “관광인데 조용히 다녀오면 되지”는 형사처벌 + 여권 최대 3년 제한까지 이어집니다.

한줄평: 형량이 3배로 오른 것보다, 처벌 뒤에 “여권 못 받는 최대 3년”이 붙어 있다는 게 더 무섭습니다.

8월 28일에 함께 시행되는 개정법이 꽤 많습니다. 저는 앞서 모바일 신분증 전자정부법 편입(8/28 시행) 편을 정리했고, 해외여행 쪽 기록으로는 후쿠오카 당일치기 10시간 기록이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같은 날 시행되는 여권·출입국 관련 나머지 개정 중 실생활에 걸리는 것들을 이어서 정리하겠습니다.

확인한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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