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종이야, 플라스틱이야?”
분리수거장 앞에서 손에 든 걸 어디 넣을지 잠깐 멈칫한 적,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이 헷갈림에는 꽤 명확한 법적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2026년 8월 20일부터 그 구조가 바뀝니다.
이번 글은 분리수거 배출요령을 환경부(기후에너지환경부) 훈령 원문과 법 조문으로 정리한 글입니다. 블로그에 쓰겠다고 자료를 뒤지다가 알게 된 건데, 우리가 아는 “분리배출 상식” 중 상당수는 법이 아니라 동네마다 다른 조례였습니다. 8월 20일 시행되는 개정법이 손대는 지점이 정확히 거기입니다.

🗓️ 분리수거 배출요령, 8월 20일부터 뭐가 달라지나
근거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3조입니다. 2026년 2월 19일 공포된 법률 제21370호로 개정돼 2026년 8월 20일 시행됩니다. 바뀐 건 딱 세 군데인데, 조사 하나 바뀐 수준으로 보여도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 조항 | 현행 (~8/19) | 개정 (8/20~) |
|---|---|---|
| 제13조 제1항 | 장관은 분리수거 지침을 정할 수 있다 | 장관은 분리수거 지침을 정하여야 한다 |
| 제13조 제2항 | 시·도지사는 관할 지자체 분리수거를 지원 | 주변 지자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등 체계적·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지원 |
| 제13조 제3항 | 시장·군수·구청장은 지침에 따라 필요한 조치 | 시장·군수·구청장은 지침을 준수하여야 하며, 필요한 조치 |
정리하면 국가 지침 = 임의 → 의무, 지자체 = 참고 → 준수 의무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지침”이 바로 기후에너지환경부 훈령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수거 등에 관한 지침」(2026년 1월 1일 시행, 훈령 제18호)이고, 우리가 실제로 알아야 할 품목별 배출요령은 이 지침의 별표 1에 다 들어 있습니다.
🏙️ 우리 동네만 규칙이 다른 이유
“옆 동네는 비닐을 따로 받는데 우리 동네는 안 받는다”가 생기는 이유는 「폐기물관리법」 제15조 제2항 때문입니다. 조문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생활폐기물배출자는 … 생활폐기물을 종류별, 성질·상태별로 분리하여 보관하여야 하며, 특별자치시, 특별자치도, 시·군·구에서는 분리·보관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을 조례로 정하여야 한다.
— 폐기물관리법 제15조 제2항
즉 구체적인 분리배출 기준을 만드는 주체는 애초에 우리 시·군·구였습니다. 국가 지침은 지금까지 “참고하라”는 성격이었고요. 8월 20일부터는 그 지침을 지자체가 준수해야 하니, 최소한 품목 분류의 뼈대는 전국이 같아지는 방향으로 갑니다. 다만 수거 요일·용기 종류·통합배출 여부는 여전히 지역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지침 제4조 제2항, 제5조 제2항).
♻️ 지침 별표 1 — 품목별 분리수거 배출요령 원문 정리
여기부터가 실전입니다. 훈령 별표 1의 문장을 요약 없이 요지 그대로 옮겼습니다(괄호 안은 원문의 ※ 표기).
| 품목 | 배출요령 (원문 요지) |
|---|---|
| 골판지류 | 비닐코팅 부분, 테이프·철핀·알루미늄박을 제거하고 접어서 배출. 다른 종이류와 섞이지 않게 배출 |
| 종이팩(살균·멸균팩) | 내용물 비우고 물로 헹궈 말린 후 배출. 빨대·비닐 제거. 종이팩 전용수거함에, 없으면 끈으로 묶어 종이류 수거함에 |
| 신문지 | 물기에 젖지 않게 반듯하게 펴서 쌓은 후 묶어서 배출 |
| 책자·노트·전단지 | 비닐 코팅된 종이, 공책 스프링, 비닐포장지 제거 후 배출 |
| 종이컵 | 내용물 비우고 물로 헹군 뒤 압착해 봉투에 넣거나 묶어서 (양면 코팅 종이컵은 제외) |
| 유리병 | 내용물 비우고 헹궈서, 깨지지 않게 배출 |
| 금속캔 | 내용물 비우고 헹군 뒤 플라스틱 뚜껑 등 다른 재질 제거 후 배출 |
| 부탄가스·살충제 용기 |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노즐을 눌러 내용물을 제거한 뒤 배출 |
| 무색 투명 PET병 | 내용물 비우고 라벨 제거 후 가능하면 압착해 뚜껑을 닫아 배출 (설탕·유기물 음료는 헹군 뒤) |
| 플라스틱 용기·트레이 | 헹궈서 이물질 제거, 부착상표·부속품 제거. 펌핑용기의 철제 스프링이 든 펌프는 제거. 헹굴 수 없는 구조(치약용기 등)는 비우고 배출 |
| 비닐류 | 내용물 비우고 헹궈서 투명·반투명 봉투에 담아 흩날리지 않게 배출 |
| 스티로폼 | 이물질·부착상표 제거 후 배출. 가전 완충재는 가급적 구입처로 반납 |
| 의류·잡화 | 폐의류 전용수거함, 문전수거 지역은 젖지 않게 마대에 담거나 묶어서 배출 |
| 전지류(1·2차전지) | 전지수거함 또는 대리점·시계점 등 역회수 경로로. 단자가 노출되면 절연테이프 또는 비닐팩 밀봉 후 배출 |
| 대형 전기·전자제품 | 신제품 구입 시 판매업자 역회수, 가전제품 무상 방문수거, 또는 지자체 대형폐기물 체계 |
| 소형 전기·전자제품 | 전용수거함에. 없으면 무상 방문수거 또는 지자체가 정하는 방법. 스탠드는 형광등을 분리하고 배출 |
| 형광등·LED조명 | 깨지지 않게 형광등 수거함에. 깨졌다면 신문지·테이프로 감싸 종량제봉투 등으로 |

❌ 제일 많이 틀리는 ‘비해당 품목’ 모음
사실 이 글에서 제일 값어치 있는 건 이 표라고 봅니다. 별표 1이 “※ 비해당 품목”으로 못 박아 둔, 즉 재활용이 아니라 종량제봉투·특수규격마대·대형폐기물로 가야 하는 것들입니다.
| 흔히 재활용에 넣는 것 | 지침상 실제 배출처 |
|---|---|
| 택배용 보냉 상자(내부 알루미늄박·비닐 부착) | 골판지류 아님 |
| 영수증(감열지), 택배 전표, 사진용지, 종이호일, 색지, 사용한 화장지 | 기타 종이류 아님 |
| 양면이 코팅된 종이컵 | 종이컵 재활용 대상 아님 |
| 깨진 유리, 내열·크리스탈 유리, 판유리, 사기·도자기(그릇·화분) | 신문지에 싸서 종량제봉투 또는 특수규격마대·대형폐기물(조례에 따름) |
| 알루미늄 호일 | 종량제봉투 등 지자체 조례에 따라 |
| 칫솔, 옷걸이, 문구류, 파일철, 낚싯대, 유모차·보행기, CD·DVD, 여행용 트렁크, 골프가방 | 플라스틱 아님 — 종량제봉투 또는 대형폐기물 |
| 고무장갑, 식탁보, 장판, 돗자리, 천막, 현수막, 의류·침구류, 이물질 낀 랩필름 | 비닐류 아님 |
| 건축용 내·외장재 스티로폼, 음식물 묻은 스티로폼 | 스티로폼 아님 |
| 이불, 베개, 방석, 인형, 매트, 가죽·롱부츠, 인라인 스케이트, 오염된 의류 | 의류수거함 아님 — 종량제봉투·대형폐기물 |
| 봉제인형, 파티완구(가발·가장복), 플라스틱 외 재질이 붙은 완구 | 완구 재활용 아님 |
💡 팁 — 헷갈릴 때의 한 줄 기준
지침이 반복하는 원칙은 딱 세 개입니다. ① 비우고 ② 헹구고 ③ 다른 재질은 떼서. 이 셋 중 하나라도 못 하겠는 물건이면, 재활용이 아니라 종량제봉투 쪽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혼합재질은 최대한 재질별로 분리하라는 게 별표의 비고 1번입니다.
🏠 단독주택이면 규칙이 또 다릅니다 — 통합배출
아파트에 살면 품목별 칸이 다 나뉘어 있지만, 단독·다세대 지역은 분리배출이 어려워 통합 배출방식을 쓸 수 있습니다(지침 제4조 제2항). 별표 1 제2호가 그 방식인데, 구조가 재미있습니다.
| 구분 | 품목 | 요령 |
|---|---|---|
| 통합 전용용기에 같이 투입 | 종이팩 | 비우고 가급적 헹군 뒤 압착 |
| 금속캔(철캔·알루미늄캔, 기타 캔류) | 비우고 가능하면 압착, 플라스틱 뚜껑은 분리 | |
| 합성수지류(PET 용기·트레이, PVC·PE·PP·PS·PSP, 비닐류 등) | 깨끗이 비우고 다른 재질 뚜껑·부착상표 분리 | |
| 따로 배출 | 무색 투명 PET병 | 라벨 제거, 압착 후 뚜껑 닫아서 |
| 유리병 | 색상 구분 없이, 깨지지 않게 | |
| 종이류 | 펴서 쌓고, 많으면 묶어서 | |
| 스티로폼 | 부착상표 제거, 음식물 없게 씻어서 | |
| 의류·전지류·전기전자제품 | 제1호(품목별) 요령대로 | |
| 조명제품(형광등·LED) | 제1호(품목별) 요령대로 |
핵심은 통합배출 지역이라도 무색 PET병·유리병·종이류·스티로폼은 끝까지 따로라는 점입니다. 특히 무색 PET병은 별표 비고에서 “내용물을 확인할 수 있는 투명 또는 반투명 봉투에 담아, 다른 플라스틱·유색 PET병과 섞이지 않게 구분해 배출”하라고 따로 못 박아 뒀습니다.
💰 그냥 버리면 손해인 두 가지 — 보증금
별표 1에 돈으로 돌아오는 품목이 두 개 명시돼 있습니다. 그냥 재활용함에 넣으면 그 돈은 사라집니다.
- 자원순환보증금 대상 1회용컵 — 보증금대상사업자 매장, 무인회수기 등 반납처에 반납하면 보증금 환급. 내용물을 비우고 뚜껑 등 부속품을 분리해 물로 헹군 후 반납해야 합니다.
- 빈용기보증금 대상 유리병(소주·맥주 등) — 소매점 등으로 반납하면 보증금 환급.
⚠️ 잘못 버리면 과태료가 나오나
나옵니다. 근거는 폐기물관리법 제68조 제3항 제3호 — 제15조 제1항·제2항 위반 시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입니다. 실제 금액은 같은 법 시행령 별표 8(과태료의 부과기준)에 위반 횟수별로 정해져 있습니다.
| 위반 유형 | 1차 | 2차 | 3차 이상 |
|---|---|---|---|
| 단독주택·연립주택·아파트 등 주거생활과 관련해 폐기물을 배출한 경우 | 10만원 | 20만원 | 30만원 |
| 동일 건물·토지 내 입주자 등이 개별적으로 배출한 경우 | 20만원 | 30만원 | 50만원 |
| 사업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을 소각한 경우 | 100만원 | 100만원 | 100만원 |
| 그 밖의 생활폐기물을 소각한 경우 | 50만원 | 50만원 | 50만원 |
정리하면 일반 가정의 분리배출 위반은 1차 10만원부터입니다. 액수 자체는 크지 않아 보여도, 종량제봉투 몇 년 치라고 생각하면 굳이 낼 이유가 없는 돈이죠. 참고로 쓰레기 소각은 액수가 완전히 다른 급입니다 — 1차부터 50만원, 사업활동 관련이면 100만원 고정입니다.
✅ 정리 — 8월 20일 이후 실제로 챙길 것
- ✅ 비우고·헹구고·떼서 — 지침이 전 품목에서 반복하는 3원칙
- ✅ 무색 투명 PET병은 언제나 따로, 라벨 제거 + 뚜껑 닫아서
- ✅ 종이팩은 종이가 아니다 — 전용수거함, 없으면 묶어서 구분
- ✅ 전지·형광등·소형가전은 전용수거함이 원칙, 단자 노출 전지는 절연
- ❌ 영수증·택배 전표·코팅지·사진용지는 종이류에 넣지 않기
- ❌ 칫솔·옷걸이·CD·고무장갑처럼 복합재질 생활잡화를 플라스틱/비닐에 넣지 않기
- ❌ 수거 요일·용기는 여전히 지자체 조례 소관 — 우리 동네 공고를 최종 기준으로
이번 개정이 당장 우리 집 분리수거함 모양을 바꾸진 않습니다. 다만 “지자체가 국가 지침을 지켜야 한다”는 문장이 법에 들어간 건, 앞으로 이사를 갈 때마다 규칙을 새로 배워야 하는 피로가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자취방·원룸을 옮겨 다니는 사람에게는 특히 그렇고요. 관련해서 원룸 관리비 설명 의무화(8월 28일 시행) 글도 같이 보시면 이사철에 도움이 됩니다.
조문 원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과 훈령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수거 등에 관한 지침”으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글의 수치·문구는 전부 그 원문에서만 가져왔고, 지역별 수거 요일처럼 조례에 달린 부분은 일부러 쓰지 않았습니다.
📌 다음 편 예고 — 대형폐기물 스티커, 인터넷으로 끊는 법과 품목별 요금이 왜 동네마다 두 배씩 차이 나는지 조례 원문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