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링 예압 완전정리 — 정위치·정압 예압과 하중 계산

“베어링은 틈이 있어야 돈다”고 배웠는데, 정밀 공작기계는 일부러 틈을 마이너스로 만들어서 씁니다.

이 글의 요약

베어링 예압은 일반기계기사 공부하다 보면 “아 그거, 미리 눌러놓는 거”까지는 다들 아는데 정작 정위치 예압과 정압 예압을 왜 나눠 쓰는지, 예압하중을 얼마나 걸어야 하는지를 물으면 말문이 막히는 대목입니다. 저도 그랬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한국NSK 「베어링 핸드북(기초편)」(2008.10) 12장 원문을 페이지째 띄워놓고 눈으로 대조하면서 정리했습니다. 표에 있는 숫자는 제가 직접 검산해봤고, 원문 오식으로 보이는 문장 하나도 그대로 짚어뒀습니다.

앞선 글들과 이어집니다. 호칭번호 읽는 법은 베어링 호칭번호 읽는 법, 클리어런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베어링 끼워맞춤 완전정리에서 다뤘습니다. 이번 편은 그 클리어런스를 아예 음수로 밀어넣는 이야기입니다.

베어링 예압 개념 - 두 베어링을 축방향으로 밀어 예압하중을 거는 그림
베어링 예압 개념도 — 두 베어링을 축방향으로 마주 밀어 내부 응력을 만든다 (AI 생성 이미지)

⚙️ 베어링 예압이란 — 마이너스 클리어런스라는 발상

핸드북 117쪽의 정의를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구름 베어링은 대부분의 경우 적정한 클리어런스가 있는 상태로 사용되어진다. 목적에 따라서는 (−) 클리어런스가 되도록 베어링을 조립하여 미리 베어링 내부에 내부 응력을 발생시킨 상태에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용 방법을 예압이라고 한다.”

한국NSK 「베어링 핸드북(기초편)」 117쪽

핵심은 틈을 없애는 게 아니라 틈을 음수로 만든다는 겁니다. 전동체와 궤도륜이 서로 눌린 채로 돌아가는 거죠. 그리고 이건 구름 베어링만 되는 짓입니다. 핸드북 1장에서 미끄럼 베어링과 비교하며 이렇게 못박아둡니다. “강성을 높이기 위하여 마이너스 클리어런스(예압)로 설정해도 사용 가능함. 미끄럼 베어링은 반드시 클리어런스(GAP)가 필요.”

그럼 아무 베어링이나 예압을 걸 수 있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원문은 “앵귤러 볼 베어링이나 테이퍼 롤러 베어링처럼 2개 이상을 조합으로 사용하여 클리어런스를 조정할 수 있는 형식의 베어링을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접촉각이 있어야 축방향으로 밀었을 때 그 힘이 전동체를 누르는 힘으로 바뀌니까요.

117쪽 아래 그림이 이 차이를 잘 보여줍니다. 조합 베어링에서 외륜을 누르면 베어링 내부에 클리어런스가 생기고(클리어런스 조합), 내륜끼리 누르면 힘이 ‘내륜1 → 볼1 → 외륜1 → 외륜2 → 볼2 → 내륜2’의 경로로 한 바퀴 돌아 작용합니다(예압 조합). 어느 쪽 링을 미느냐로 예압이 걸리기도 하고 풀리기도 하는 겁니다.


🎯 예압의 목적 5가지 — 그리고 “강성”이 뭔지

118쪽에 목적과 대표 사용 사례가 나란히 정리돼 있습니다. 시험에서 물어볼 때는 보통 1번과 2번입니다.

#예압의 목적대표 사용 사례
1축의 레이디얼·액시얼 방향 위치 결정을 정확히 하고 축의 흔들림을 억제공작기계 주축용, 측정기용 베어링
2베어링의 강성을 높임공작기계 주축용, 자동차 허브·피니언용 베어링
3액시얼 방향의 진동 및 공진에 의한 이상음 방지소형 전동기용 베어링
4전동체의 선회·공전·자전 미끄럼 제어고속 회전 앵귤러 볼, 스러스트 볼 베어링
5궤도륜에 대해 전동체의 정확한 위치 확보스러스트 볼·스러스트 자동조심 롤러를 횡축 사용 시
베어링 예압의 목적 5가지 (핸드북 118쪽)

여기서 2번의 ‘강성’을 핸드북은 “물체가 외력에 대하여 종래의 형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외력에 대한 변형 저항”이라고 정의합니다. 비유가 재밌어요. “축구공은 풍선보다 강성이 높다.” 그리고 이렇게 이어집니다. 베어링이 하중을 받으면 전동체와 궤도륜도 탄성 변형을 일으키는데, 이 탄성변형량이 적으면 강성이 높다고 말한다. 강성이 높으면 하중이 걸려도 회전축의 위치 어긋남이 적다.

💡 외우기 — 핸드북이 한 줄로 정리해줍니다. “일반적으로 롤러 베어링은 볼 베어링보다 강성이 높고, 예압 베어링은 비예압품보다 강성이 높다.” 선접촉이 점접촉보다, 눌린 게 안 눌린 것보다 안 밀린다는 뜻입니다.


🔩 정위치 예압 vs 정압 예압 — 이 표 하나면 끝

119쪽은 예압을 거는 방법이 딱 2종류라고 선언합니다. 정위치 예압정압 예압입니다.

정압 예압 - 스프링으로 베어링 외륜을 밀어 일정한 베어링 예압을 유지하는 구조
정압 예압 — 스프링이 외륜을 계속 밀어 예압량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AI 생성 이미지)
구분정위치 예압정압 예압
거는 방법차폭 치수·액시얼 클리어런스를 조정한 베어링을 체결코일스프링·웨이브와셔 같은 스프링으로 부하
사용 중 위치액시얼 방향 상대 위치가 변하지 않음위치·온도가 변해도 예압량이 일정
큰 예압하중가능 → 강성을 높일 수 있다불가능
온도 영향억지끼워맞춤량·온도의 영향을 받음예압 변화가 적다
강성 증가 효과크다상대적으로 작다
주 용도공작기계 주축, 자동차 허브·피니언고속 회전 공작기계(고주파 연삭 스핀들), 진동·이상음 제어
정위치 예압과 정압 예압 비교 (핸드북 119·121·124쪽 종합)

124쪽의 결론 문장이 시험용으로 딱입니다. “강성을 높이는 목적에는 정위치 예압이 적합하다. 고속회전의 경우, 액시얼 방향의 진동방지가 필요한 경우, 횡축에 스러스트 베어링을 사용하는 경우는 정압예압이 적합하다.”

정위치 예압이 운전 상태의 영향을 받기 쉬운 이유도 세 가지로 쪼개져 있습니다. ① 베어링과 하우징의 온도차에 의한 액시얼 방향 팽창량 차, ② 내륜과 외륜의 온도차에 의한 레이디얼 방향 열팽창 차, ③ 하중에 의한 변위 등의 영향. 앞 편에서 유효 클리어런스가 열팽창으로 음수까지 갈 수 있다고 계산했던 게 여기서 그대로 이어집니다.

⚠️ 원문 오식 하나 — 124쪽 3번 항목이 “정위치 예압의 경우에는 축의 신축에 의한 스프링 하중의 차이가 거의 없다 → 예압하중의 변화는 무시할 수 있다”로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정위치 예압에는 스프링이 없습니다. 스프링을 쓰는 건 정압 예압이고, 바로 위 2번에서 “정위치 예압은 운전상태의 영향을 받기 쉽다”고 했으니 내용도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문맥상 ‘정압 예압’의 오기로 보입니다. 원문을 그대로 외우면 시험에서 반대로 찍게 되는 자리라 짚어둡니다.


🛠️ 정위치 예압을 거는 3가지 방법과 DB·DF·DT 조합

120쪽에 실무에서 쓰는 방법 세 가지가 그림과 함께 나옵니다.

  1. 차폭치수와 축방향 클리어런스를 조정한 조합 베어링을 사용하는 방법 — 축 너트로 조이면 미리 계산된 예압틈새만큼 눌립니다.
  2. 치수 조정한 간좌(스페이서)를 사용하는 방법 — 간좌 틈새 조정으로 예압을 겁니다.
  3. 볼트·너트로 베어링을 축방향 체결하는 방법 — 너트 조임량으로 조정합니다.

3번처럼 조임량으로 거는 경우엔 예압이 얼마나 걸렸는지 눈으로 볼 수가 없죠. 그래서 원문은 화살표 하나로 답을 줍니다. “→ 기동 토르크를 측정하여 예압을 추정한다.” 돌리기 시작할 때 필요한 토크가 곧 예압의 대리 지표라는 뜻입니다.

조합 방식은 세 가지입니다. 120쪽은 만능 조합형을 먼저 설명하는데, 정면 차폭 f와 배면 차폭 b가 같게 가공돼 있어서 어느 방향으로 붙여도 조합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조합이름특징
DB배면조합작용선이 바깥으로 벌어짐 — 모멘트 하중에 강해 주축 앞뒤에 많이 쓰임
DF정면조합작용선이 안쪽에서 교차 — 도면상 예압량 = 2f로 표기
DT병렬조합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 한 방향 액시얼 하중을 두 개가 나눠 받음
조합 앵귤러 베어링의 3가지 조합 (핸드북 120쪽)

실제 적용 예도 122·123쪽에 사진으로 붙어 있습니다. 정밀선반 스핀들은 Front측과 Rear측 베어링이 각각 DB조합 상태로 예압이 걸려 있고, Workhead 스핀들DT조합에 중간의 긴 간좌(내륜간좌·외륜간좌)를 이용해 예압을 겁니다. 정압 예압 쪽은 DT조합 Rear측 외륜을 정압 스프링으로 밀어 예압을 걸고, 고주파 스핀들은 Rear측 외륜을 부시(BUSH) 사이에 두고 스프링으로 밉니다. 예압을 거는 건 대부분 Rear측이라는 공통점이 보입니다.

정압 예압용 스프링도 3종으로 정리돼 있습니다.

스프링형상대표 용도
코일 스프링선의 코일 형상(나선형)공작기계 스핀들
판(접시) 스프링밑바닥이 없는 접시 모양철도차량의 차축
파형 스프링 (WAVE WASHER)원주 모양의 얇은 판을 파형으로소형 전동기
정압 예압에 쓰는 예압 스프링 3종 (핸드북 121쪽)

📊 베어링 예압하중표 — 랭크가 한 단 오를 때마다 2배

124쪽에 고정도 조합 앵귤러 베어링(72계열, P5급 이상)의 예압하중표가 실려 있습니다. 랭크가 4단계입니다.

  • EL — 미(微)예압
  • L — 경(輕)예압
  • M — 중(中)예압
  • H — 중(重)예압

표를 옮기면서 랭크 사이의 배수를 제가 직접 계산해봤습니다. 그랬더니 규칙이 아주 깔끔하게 나왔습니다.

호칭번호EL (N)L (N)M (N)H (N)L÷ELH÷M
7200 C1429691502.072.17
7201 C19391002002.052.00
7202 C19391002002.052.00
7203 C24491502902.041.93
7204 C34692003902.031.95
7205 C39782003902.001.95
7206 C601202905902.002.03
7207 C751503907802.002.00
7208 C1002004909802.002.00
7209 C1252505402.00
7210 C1252505902.00
7211 C1452907801 5702.002.01
7212 C1953902.00
7213 C2204402.00
7214 C2454902.00
7215 C2705402.00
7216 C2955902.00
7217 C3456902.00
7218 C3907802.00
7219 C4408802 0604 1202.002.00
7220 C4909802 3504 7102.002.00
72계열 조합 앵귤러 베어링 예압하중표 (핸드북 124쪽, 단위 N). ‘―’ 표시 칸은 원문 이미지에서 안내 박스에 가려 판독이 불가능해 비워뒀습니다. 배수 열은 직접 계산.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L = EL × 2 — 표 전체에서 예외 없이 정확히 2배입니다(7200~7204는 반올림 때문에 2.03~2.07로 보일 뿐).
  • H = M × 2 — 이쪽도 거의 정확히 2배입니다.
  • M ÷ L은 2.2~3.1로 흔들리지만 대체로 2.4배 안팎입니다.
  • 결국 EL에서 H까지는 약 10배. 7208C로 확인하면 100 N → 980 N, 딱 9.8배입니다.

숫자 감각을 하나 붙이자면, 원문이 빨간 선으로 짚어놓은 7205CP4의 경예압 하중은 78 N입니다. 8 kgf가 채 안 됩니다. 공작기계 주축을 잡아주는 예압이 사람이 손으로 누르는 정도라는 게 처음엔 잘 안 믿기더라고요. 그만큼 예압은 ‘세게 조이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조이는 것’에 가깝습니다.

어느 랭크를 쓸지도 원문에 참고치가 있습니다.

용도권장 예압 랭크
연삭 스핀들, 머시닝 센터 주축L 이나 EL
강성이 필요한 선반 주축M 정도
예압량 선정의 참고치 (핸드북 124쪽)

그리고 표 아래에 조건이 하나 달려 있습니다. “Dpw×n치(dm n치) 50×10⁴ 이상의 고속의 경우에는 엄밀한 검토가 필요.” dm·n값은 지난 베어링 윤활 편에서 다뤘던 그 값입니다. 전동체 피치원경 × 회전수. 고속이면 원심력 때문에 예압이 저절로 커지니 표만 믿지 말라는 뜻이죠.


🚨 예압량은 필요 이상으로 크게 하지 않는다

125쪽은 페이지 하나를 통째로 경고에 씁니다. 내용은 딱 한 문장이에요.

“예압량은 필요 이상으로 크게 하지 않는다.”
예압이 필요 이상으로 크게 될 경우, 이상 발열, 마찰 모멘트의 증대, 피로 수명의 저하를 야기하므로 사용 조건과 예압의 목적을 고려하여 예압량을 결정한다.

한국NSK 「베어링 핸드북(기초편)」 125쪽

앞 편에서 계산했던 수명식과 연결하면 이 경고가 왜 무서운지 보입니다. 예압은 결국 하중 P를 올리는 행위인데, 볼 베어링 수명은 (C/P)³에 비례합니다. P가 2배가 되면 수명은 1/8이 됩니다. 랭크를 EL에서 L로 한 단만 올려도 예압하중은 2배니까요. “강성 좀 더 주자”가 수명을 8분의 1로 깎아먹는 결정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 시험 직전에 이것만 / ❌ 헷갈리면 손해

  • 예압 = (−)클리어런스로 조립해 내부 응력을 미리 만든 상태. 앵귤러 볼·테이퍼 롤러처럼 조합해 쓰는 형식이 대상.
  • 강성 목적 → 정위치 예압 / 고속·진동방지·횡축 스러스트 → 정압 예압. 이 한 줄이 12장의 절반입니다.
  • 정위치는 큰 예압 가능·온도 영향 받음, 정압은 큰 예압 불가·예압 변화 적음. 장단점이 정확히 뒤집혀 있습니다.
  • 예압 랭크 EL < L < M < H, 한 단마다 약 2배. 조임량으로 걸었을 땐 기동 토크로 추정.
  • “예압은 셀수록 좋다” — 이상 발열·마찰 모멘트 증대·피로 수명 저하. 125쪽이 통째로 이걸 경고합니다.
  • DB와 DF 헷갈리기 — DB가 배면(Back), DF가 정면(Face)입니다. 앞글자로 외우면 안 틀립니다.
  • 정압 예압에 스프링이 있다는 걸 놓치기 — 코일·판(접시)·파형(웨이브와셔) 3종. 스프링이 나오면 무조건 정압입니다.

한줄평 — 예압은 “베어링을 얼마나 세게 조이느냐”가 아니라 “강성과 수명 중 어디에 얼마를 태울 것인가”를 정하는 설계 결정입니다. 12장 전체가 사실 이 트레이드오프 하나를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다음 편 예고 — 핸드북 13장 「구름 베어링의 선정」으로 넘어갑니다. 지금까지가 “이미 정해진 베어링을 어떻게 다루느냐”였다면, 13장은 애초에 어떤 베어링을 고를 것인가입니다. 형식 선정 기준을 원문 표로 정리해 오겠습니다.

출처: 한국NSK 「베어링 핸드북(기초편)」(2008년 10월) 12장 115~125쪽. 인용문과 표는 PDF 원문 페이지를 렌더링해 눈으로 대조했고, 배수 계산은 직접 했습니다. 판독이 불가능한 칸은 채우지 않고 비워뒀습니다.
→ 한국NSK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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