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에 산토리니가 있다”는 말,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하얀 벽에 파란 지붕 사진 몇 장 보고 “저거 다 각도빨 아니야?” 하고 의심부터 했거든요. 그런데 삼척 쏠비치에 실제로 하룻밤 묵어보니, 각도빨이 아니라 그냥 통째로 그리스 마을을 옮겨다 놓은 곳이었습니다. 이번 글은 강원 여행에서 하루를 통째로 쉬어간 삼척 쏠비치 오션뷰 1박 후기입니다.
재밌는 사실 하나. 이 리조트가 문을 연 게 2016년 6월 22일인데, 제가 체크인한 날이 딱 그로부터 10년째 되는 6월 하순이었습니다. 개관 10주년 생일주간에 얼떨결에 손님으로 다녀온 셈이네요.
| 이름 | 쏠비치 삼척 (SOL BEACH SAMCHEOK) |
| 위치 | 강원 삼척시, 삼척해수욕장 바로 앞 (해변까지 도보) |
| 컨셉 | 그리스 산토리니 키클라딕 건축 (하얀 외벽 + 파란 지붕) |
| 규모 | 지상 10층 · 709실 전 객실 발코니 |
| 대표 포토존 | 산토리니 광장 종탑 + 인피니티(미러)풀 |
| 부대시설 | 워터파크 오션플레이(구 아쿠아월드), 뷔페 등 |
| 개관 | 2016년 6월 22일 |
🏨 [체크인] 삼척 쏠비치, 정문부터 하얀 벽이 시작된다

차를 대고 건물 앞에 서는 순간부터 컨셉이 확실합니다. 벽은 전부 하얗고, 창틀과 난간, 지붕 라인은 파란색으로만 딱 떨어집니다. 10층짜리 건물 여러 동이 이 규칙 하나로 통일돼 있으니, 사진을 어디서 찍어도 배경이 정리돼서 나옵니다. 저처럼 사진 못 찍는 사람한테는 이런 곳이 진짜 고마운 거예요. 카메라를 아무 데나 들이대도 “산토리니 감성”이 알아서 잡히니까요.
규모가 생각보다 큽니다. 전 객실이 발코니가 달린 구조라 동이 여러 개로 나뉘어 있고, 단지 안을 걷다 보면 여기가 국내인지 헷갈릴 만큼 이국적입니다. 로비 쪽에는 삼척 지역의 도계 유리공방 같은 로컬 문화 공간 안내도 있어서, 산토리니 테마 안에 강원도 색을 슬쩍 섞어둔 게 보였습니다.
다만 규모가 큰 만큼, 동과 광장·해변 사이를 은근히 많이 걷게 됩니다. 주차하고 방까지, 방에서 다시 산토리니 광장까지 이동 동선이 짧진 않아요. 저는 오히려 그 걷는 시간이 단지 구경하는 재미라 좋았는데, 짐 많거나 아이가 어리면 ‘어느 동에 배정되느냐’가 체감 만족도를 꽤 좌우할 것 같았습니다. 체크인할 때 광장·해변과 가까운 동을 물어보는 게 팁이라면 팁입니다. 하얀 벽·파란 창틀로 통일된 복도를 걷는 것만으로도 이미 여행 온 기분이 나긴 합니다.
발코니를 열면 바로 삼척 바다

이번에 묵은 방은 오션뷰 객실이었습니다. 커튼을 젖히고 발코니 문을 미는 순간이 사실상 이 여행의 하이라이트였어요. 창밖으로 소나무 숲, 그 아래로 백사장, 그리고 파도가 부서지는 삼척 바다가 한 프레임에 다 들어옵니다. 오른쪽으로는 방파제와 작은 등대까지 보이고요.
솔직히 여행 오기 전까지는 “숙소는 잠만 자면 되지” 주의였는데, 이 방에서 그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아침에 눈 떠서 커튼부터 여는 재미, 밤에 파도 소리 들으면서 발코니에 서 있는 시간… 이게 숙소값의 절반은 하는구나 싶더라고요. 방 자체가 화려한 건 아닌데, 발코니 바다 뷰 하나로 다 설명이 되는 객실이었습니다.
★ 한줄평: 방값의 값어치는 침대가 아니라 발코니가 한다.
☀️ [낮] 산토리니 광장 — 종탑과 인피니티풀이 전부 해먹는다

이 리조트의 진짜 얼굴은 산토리니 광장입니다. 넓은 광장 한가운데에 얕은 인피니티풀(미러풀)이 있고, 그 끝에 하얀 종탑 조형물이 세워져 있어요. 물이 잔잔할 때는 종탑이 그대로 물에 반사돼서, 위아래로 대칭인 사진이 나옵니다. 풀 바닥엔 자갈로 ‘SOL BEACH’라고 박아놨는데, 물 표면이 살짝 일렁일 때 그 글자가 흔들리는 게 은근 예뻤습니다.

광장 한쪽에는 큼직한 파란색 SOL BEACH 사인이 있고, 그 뒤로 파란 돔을 얹은 하얀 건물(산토리니 가든)이 서 있습니다. 벽에 “There is no love sincerer than the love of food” 같은 문구가 적혀 있는데, 밥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격하게 공감했습니다. 이 앞이 사람들이 제일 많이 줄 서서 찍는 포토존이에요. 저도 뻘쭘하게 순서 기다렸다가 한 컷 남겼습니다.
바닥 타일도 흑백 패턴으로 쫙 깔려 있어서, 광장 자체가 하나의 세트장 같습니다. 날씨만 받쳐주면 하늘색·바다색·하얀 벽 3색이 부딪히면서 채도가 미쳐 돌아가는데, 다행히 이날 낮이 쨍하게 맑아서 제대로 건졌습니다.
💡 포토존 팁: 종탑 미러풀은 바람 없는 낮이 승부처입니다. 물이 잔잔해야 반사가 살거든요. 바람 불면 반사가 다 깨져서 그냥 얕은 물웅덩이가 됩니다. 그리고 이 광장은 낮/밤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니, 여유 되면 두 타이밍 다 보는 걸 추천해요.

포토존만 있는 게 아니라, 광장 뒤로 잔디 정원과 산책로가 넓게 이어집니다. 조형물 사이를 천천히 걸으면서 바다 쪽으로 나갈 수 있어요. 워터파크(오션플레이)도 단지 안에 있어서, 애들 데리고 온 가족 단위 손님이 많더라고요. 저는 물놀이보다 그냥 이 광장·정원을 어슬렁거리는 게 더 좋았습니다.
🌙 [밤] 조명 켜지면 여기가 진짜다

개인적으로 이곳은 밤이 진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낮에 하얗던 종탑과 아치에 노란 조명이 들어오고, 미러풀 안쪽엔 파란 조명이 켜집니다. 물 위로 배 모양 분수에서 물줄기가 부챗살처럼 퍼지는데, 그 조명까지 파랗게 물들어서 낮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가 됩니다. 낮이 ‘뽀샤시한 그리스’라면, 밤은 ‘차분한 지중해 야경’ 느낌이에요.

SOL BEACH 사인도 밤엔 하얗게 빛나면서 바닥 타일에 반사됩니다. 낮에 줄 서서 찍던 그 자리인데, 밤엔 사람이 확 줄어서 오히려 여유 있게 찍을 수 있었어요. 종탑 위에 걸린 ‘食客(식객)’ 사인에도 불이 들어오는데, 낮엔 눈에 잘 안 띄던 디테일이 밤엔 확 살아납니다.
낮에 한 번, 밤에 한 번. 같은 광장을 두 번 걸었는데 전혀 다른 곳 같았습니다. 굳이 순위를 매기면 저는 밤 > 낮이었어요. 데이터로 치면 사진 만족도는 밤 쪽이 확실히 높았습니다.
🌊 [다음 날 아침] 리조트 앞 삼척 바다 산책
쏠비치의 또 다른 장점은 바다가 코앞이라는 거예요. 리조트에서 몇 걸음 나가면 바로 해변입니다. 체크아웃 전에 잠깐 나갔는데, 아침이라 사람이 거의 없어서 백사장이 텅 비어 있었습니다. 잘 다듬어진 소나무 분재 두 그루 사이로 노란 안전요원 망루가 서 있고, 멀리 방파제까지 이어지는 풍경이 조용해서 좋았어요.
전날 광장에서 화려한 산토리니를 실컷 봤다면, 아침 해변은 그 반대로 담백합니다. 파도 소리랑 바람 소리밖에 없는 시간. 여행 마지막에 이런 조용한 산책 한 번 넣어주면, 돌아가는 차 안에서 마음이 훨씬 정리되더라고요. 강원 동해안 여행 코스 짤 때, 삼척 쏠비치는 ‘쉬어가는 하루’ 자리에 넣기 딱 좋은 곳입니다.
✅ 정리 — 삼척 쏠비치, 추천 / 비추
- ✅ 추천: 사진 예쁘게 남기고 싶은 사람 / 물놀이·포토존 다 되는 가족 여행 / 발코니 오션뷰로 ‘숙소에서 쉬는 여행’을 원하는 사람 / 밤 야경까지 챙길 여유 있는 1박 일정
- ❌ 비추: 조용하고 한적한 소규모 숙소를 원하는 사람 (규모가 커서 성수기엔 사람 많음) / 종탑 미러풀 반사샷이 목적인데 바람 많이 부는 날 / 걷기 싫어서 단지 이동이 귀찮은 사람
“동해에 산토리니”라는 카피, 처음엔 오글거린다고 생각했는데 다녀오니 인정입니다. 하얀 벽·파란 지붕·미러풀·발코니 바다, 그리고 밤 조명까지. 삼척 쏠비치는 각도빨이 아니라 그냥 컨셉을 끝까지 밀어붙인 곳이었어요. 강원 동해안 코스에 하루 ‘리셋’ 시간이 필요하다면, 여기 한 번 넣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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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식 정보: 쏠비치 삼척 공식 페이지 (소노호텔앤리조트)
다음 편 예고: 같은 강원 여행에서 다녀온 동해 묵호 쪽 이야기, 그리고 바다 옆 또 다른 한 컷들로 이어집니다.